대선 후보들 떠들어대서 잠 못 이룬 밤 당신도 공감하나요?
대선 후보들 떠들어대서 잠 못 이룬 밤 당신도 공감하나요?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치열한 대선 캠페인이 단순히 피로감을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들의 수면 건강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국립수면재단 연구팀은 이와 같은 내용의 흥미로운 결과를 담은 연구를 공개했다.
연구는 지난 9월, 대선 후보들의 캠페인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에 미국 성인 136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진행되었다.
설문 항목으로는 수면 시간과 질, 정치적 스트레스,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포함되었다.
그 결과, 응답자의 17.2%, 즉 235명이 “대선 캠페인이 자신의 수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으며
이를 미국 전체 성인 인구로 환산하면 약 4500만 명이 선거로 인해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들이 주말 동안 평균적으로 더 짧은 수면 시간을 기록했으며, 스스로 평가한 수면의 질 또한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정치 캠페인이 수면에 미친 영향은 연령대, 고용 상태, 자녀 유무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자녀가 없는 사람들이 수면 방해를 더 많이 경험했으며(19.5%), 고용 상태별로는 실직자가 21.4%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파트타임 근로자는 8.7%로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성별, 결혼 여부, 학력 수준, 그리고 정치 성향과 같은 요인들은 수면과의 연관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도 중요한 시사점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특정 정치적 견해나 정당의 지지 여부보다는, 캠페인이 유발하는 사회 전반의 공통된 심리적 반응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수면의 질 저하가 나타나는 배경으로는 지나친 정치 뉴스 소비 선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소셜 미디어 상의 과격한 논쟁 가정 내 정치적 갈등 등이 꼽혔다. 또 연구진은 과도한 위기감 조성이나 선정적인 언론 보도가
국민들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평온에도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요제프 M. 지에르제브스키 박사는 “대선 같은 국가적 규모의 정치적 이벤트가
여론 동향을 넘어서 국민들의 신체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라며,
“앞으로는 수면뿐 아니라 심리적 회복력, 정치 신뢰도, 가족 간 대화 빈도 등의 다각적인 요소를 추가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몇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수면 영향이 응답자의 자기보고 방식으로만 평가되었고,
스트레스 수준이 개별적으로 계량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보완 과제로 지적된다.
이 연구는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수면 건강(Sleep Health)’에 최근 게재되며 학계와 대중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복잡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우리 모두가 놓치기 쉬운 수면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의미 있는 연구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