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의 손길은 어디에? 발달장애인 가족의 고립된 돌봄 현장
도움의 손길은 어디에? 발달장애인 가족의 고립된 돌봄 현장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보호자들의 정신 건강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보호자 중 40%는 돌봄을 혼자 책임지고 있으며, 10명 중 1명은 지난 1년 동안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돌봄의 고립 속에 놓인 보호자들, 더욱 심각해지는 정신 건강 문제
지난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보건복지부 의뢰로 수행한 ‘발달장애인 실태분석 및 제도개선을 위한 전수조사’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보호자들의 돌봄 부담과 정신적 소진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이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전국 5개 지역에서 발달장애인 3182명과 보호자 264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호자들에게 가장 큰 문제로 다가오는 것은 ‘돌봄의 고립’이었다.
보호자들 중 43%는 발달장애인을 오직 혼자서 돌보고 있었으며, 4명 중 1명은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대신 돌봐줄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하루 평균 돌봄 시간은 무려 9.4시간에 달했고, 절반 이상인 51.6%가 하루 5시간 이상을 돌봄에 매달리고 있었다.
보호자의 연령 및 성별 분포를 보면, 대다수가 중장년층 여성으로 나타났다.
여성 보호자가 71.5%를 차지했으며, 연령대는 40~59세가 51.5%로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의 고령 보호자도 40%를 넘는 비율을 보였다. 이들의 관계를 보면 어머니가 전체의 60.9%로 가장 많았고, 이어 아버지(19.1%), 배우자(7.5%), 형제·자매(5.4%), 조부모(3.3%) 순이었다.
돌봄으로 인한 정신적·정서적 부담 역시 심각한 수준이었다.
보호자들이 자주 느끼는 감정으로는 미래에 대한 걱정(63.7%) 휴식 필요성(37.2%) 외출이나 휴가의 어려움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년 동안 심리 상담이나 진료를 받고 싶었다고 답한 보호자가 18.5%였으며, 정신건강 관련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힌 보호자는 7.9%에 달했다.
이들 중 약물 복용 이유로는 ‘우울·불안·강박 등 심리 정서적 문제'(71.8%), ‘수면 문제'(36.4%) 등이 꼽혔다.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서는 조사 대상 보호자의 10.1%가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계획을 세운 적이 있는 경우가 18.7%, 실제 시도를 해본 경우는 9.3%에 달했다.
아이의 치료만큼 중요한 ‘보호자의 마음 돌봄’, 적극적 지원 필요
이번 조사 결과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원뿐만 아니라, 장기간 그들을 돌보아야 하는 보호자들 역시 치료와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돌봄 부담이 보호자의 정신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가천대길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는 과거 인터뷰에서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과정에서 부모의 정신적·심리적 건강 상태가
아이 케어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며 부모 스스로 최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해야 가족을 더욱 잘 돌볼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보호자가 스스로 괜찮다고 여길지라도 적극적으로 상담과 치료를 병행할 것을 권장한다.
주 양육자의 정서 상태는 아이의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필요성을 반영해 정부에서도 발달장애인 부모상담지원, 우리가족통합심리지원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보호자들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있다.
또한, 지역 육아지원센터나 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서는 치료 상담, 자조 모임, 동료 상담가 지원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정서적 지지와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그러나 단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