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식 스트레스 환경호르몬 사춘기 시계를 앞당기는 주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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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 스트레스 환경호르몬 사춘기 시계를 앞당기는 주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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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인 한모(36·경기 수원시) 씨는 초등학교 1학년 딸의 가슴에 몽우리가 생긴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병원을 찾았다.
딸은 혈액 검사 결과 성조숙증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이대로 두면 최종 키가 170cm 정도에서 150cm 대로
작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첫 월경이 초등 3학년 말이나 4학년 초에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걱정이 컸던 한 씨에게 의사는 다행히도 "성장 속도를 정상화하는 치료가 가능하다"며 치료를 서둘러 시작할 것을 권유했다.
요즘 들어 사춘기가 조기 발현되는 성조숙증 어린이가 늘어나는 추세다.
성조숙증을 방치하면 최종 키에서 5~10cm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아의 경우 너무 이른 월경으로 인해 심리적 부담을 겪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성조숙증은 왜 증가하고 있으며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소아 비만과 성조숙증의 연관성
성조숙증은 또래보다 사춘기 발달이 이르게 나타나는 상태를 의미한다.
국내 기준으로 여아는 만 8세 이전 가슴 발달, 남아는 만 9세 이전 고환의 성장으로 진단된다.
이 외에도 체취가 강해지거나 여드름이 지나치게 일찍 생기는 경우도 성조숙증 의심 증상에 해당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성조숙증 환자는 약 18만6700여 명으로 2019년(약 10만8600여 명)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성조숙증 환자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소아 비만이다.
비만으로 인해 신체에 축적된 지방세포가 성선자극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여 성조숙증 발병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 아이들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고지방·고칼로리 음식을 자주 섭취하고,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으로 활동량이 감소하면서 비만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조숙증 발생률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성조숙증은 여아에게서 남아보다 약 10배나 더 흔하며, 그중 80%는 특별한 질환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진성 성조숙증이다.
반면 남아의 경우 성조숙증 환자 비율이 낮지만 뇌, 부신피질, 생식샘 종양 등 기질적 원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 조기 진단이 더욱 중요하다.
키 성장 손실과 정서적 문제를 유발
성조숙증은 성장판이 일찍 닫히는 문제를 유발하여 최종 키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여아는 초경 시기가 앞당겨져 성장 가능 기간이 대폭 줄어든다. 초경 이후 키는 평균 5~6cm 정도만 더 자라는 경향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른 사춘기는 정서적 어려움도 동반할 수 있다.
심영석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또래보다 일찍 이차 성징을 경험한 아동·청소년은 우울, 불안, 낮은 자아존중감 등 심리적 문제를 겪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아들은 또래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을 가능성이 크며, 이는 이차 성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화시킬 수 있다.
국내 연구에서도 성조숙증 여아들이 또래에 비해 성숙에 대한 불안감을 더 크게 느낀다는 점이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