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아파서 정형외과 갔는데 정상 진단 이게 무슨 일?
허리 아파서 정형외과 갔는데 정상 진단 이게 무슨 일?
통계 작성후 처음 50년 만에 기대수명 감소 원인은 코로나?
“옆구리 쪽 허리가 일주일 넘게 쑤시듯 아파서 정형외과에 갔습니다.
당연히 근골격계 질환일 줄 알고, X-ray와 MRI를 찍었는데 정상 진단을 받았습니다.
혹시 내장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을까요?”
병원을 갔지만 명확한 질환을 확인하지 못한 본지 독자가 기자에게 취재 문의를 해왔다.
보통 허리가 아프면 십중팔구는 근골격계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한다. 그
러나 콩팥, 췌장, 대장 등 내장에 이상이 있어도 허리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자세 바꾸든 말든 허리 아프면 내장 질환 의심해야
물론 먼저 정확한 통증 양상을 진단받아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재활의학과 이주강 교수는 “X-ray와 MRI에서 정상으로 확인돼도 척추에 이상이 있거나 근육이
심하게 뭉치는 등 근골격계질환이 허리 통증 원인일 수도 있다”며 “영상으로 촬영할 땐 환자가 통증이 있다고
말한 한정된 척추부위만 찍으므로 넓은 범위에서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자세를 바꾸는 등
움직일 때마다 통증의 양상이 달라지고, 근육을 풀어주는 물리·주사 치료를 받았을 때 통증이 완화됐다면
근골격계질환이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러나 어떻게 움직이든 상관없이 허리 통증이 지속된다면, 이땐 내장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콩팥 질환 원인일 땐 옆구리 쪽 아파
허리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내장질환 중 가장 가능성이 큰 건 콩팥 질환이다.
고대구로병원 신장내과 김지은 교수는 “콩팥에 이상이 생겨 허리 통증이 있다면 등 하부나 중간 척추부분보다 등 오른쪽이나 왼쪽 옆구리가 아프다”고 했다.
허리 통증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콩팥 질환으로는 급성 신우신염, 요로결석 그리고 수신증이 있다.
급성 신우신염은 콩팥에 세균 감염이 발생한 질환으로, 해부학적으로 요도가 비교적 짧아 감염이 쉬운 여성에서 주로 나타난다.
실제로 2020년 급성 신우신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중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5.9배 정도 많았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지은 교수는 “신우신염은 허리 통증만 있는 경우는 잘 없고, 잔뇨·빈뇨·배뇨통 등 배뇨 증상과 발열, 울렁거림 등을 주로 동반한다”고 했다.
요로결석은 소변이 나오는 길인 요로에 말 그대로 결석, 즉 돌이 생긴 질환이다.
신우신염과 다르게 남성에서 여성보다 2배가량 많이 발생한다.
결석이 생긴 위치에 따라 통증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상부에 생기면 오른쪽이나 왼쪽 옆구리가 끊어질 정도로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하부에 생기면 배뇨 이상이 동반된다. 수신증은 요로결석 등으로 콩팥에 소변이 과다하게 모여, 부었을 때를 말한다.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오진규 교수는 “콩팥에 수신증이 생기면 등, 허리 쪽이 전반적으로 아픈데,
부은 콩팥 위쪽을 두드렸을 때 강한 통증이 느껴진다”며 “시간이 너무 지나면 콩팥 기능이 떨어져 통증이 사라지는데,
통증이 사라졌다고 병원을 안 가면 위험할 수 있으므로 콩팥 이상이 의심될 땐 반드시 제때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했다.
콩팥 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주는 게 중요하다.
혹여 요도로 균이 유입돼도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으로 균이 씻겨나간다.
요로결석도 소변의 미세한 찌꺼기가 결정을 이루는 것인데,
평소 수분을 제대로 보충하면 결정을 이루는 성분들을 희석해 결석이 생기는 것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
급격한 체중 감소 동반되면 췌장암 가능성도
옆구리가 아닌 위쪽 허리뼈가 아프다면 췌장에 이상이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도재혁 교수는 “췌장은 해부학적으로 머리, 몸체, 꼬리, 세 부위로 나뉜다”며
“머리 부위에 암이 생기면 황달이 먼저 오지만, 몸체나 꼬리 부위에 암이 생기면 허리뼈 쪽 신경다발을 누르면서 통증이 생긴다”고 했다.
보통 위쪽 허리뼈나 명치 뒤쪽에 통증이 생기고, 췌장암이 원인이라면 등만 단독으로 아프진 않다.
살이 급격하게 빠지거나, 혈당이 오르거나, 묽은 변이 나오는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