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는 병 아세요?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는 병 아세요?
일단 ‘비대성 심근병증(비후성 심근증)’은 심근병증 중에서도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희귀 심장 질환 중 하나다.
이 중에서도 전신에 혈액을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좌심실의 근육이 두꺼워져, 좌심실에서 심장 바깥 대동맥으로 혈류를 내보내는 유출로
부위의 근육이 두꺼워지고 폐쇄된 상태를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oHCM)’이라고 한다. 유전적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긴 하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건 아니다.
돌연변이가 있어도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이 발현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돌연변이가 없는데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이 확인되기도 한다.
모든 비대성 심근병증이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으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비대성 심근병증은 500명 중의 1명꼴로 나타난다고 알려졌는데, 그 중 1/10~1/25 정도만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로 추정된다.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은 보통의 심장질환과 증상이 크게 다르진 않다. 좌심실 유출로가 막혀 혈류가 차단되면 산소가 부족해져
호흡곤란, 피로감, 어지럼증, 흉통,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계단이나 언덕 오르기 등 일상생활에서 늘 해오던 가벼운 활동만 해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심장 근육이 비대해지면서 심장의 형태와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보니 부정맥, 심부전 등 심각한 심혈관계 합병증으로까지 이어지는 일이 흔하다.
실제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에서 심부전 발생 위험은 최대 43% 높다. 심방세동 발생 위험도 일반인보다 약 6배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이 병의 제일 큰 문제는 돌연사 위험이 크단 것이다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의 돌연사 위험도를 예측하는 기준이 있긴 하나 특정 요소가 돌연사에 절대적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다.
다만, 젊은 환자일수록 돌연사 위험이 큰 것으로 보고된다. 실제 20대 젊은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의 사망률이 일반인보다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35세 미만 운동선수에서 발생하는 심장 돌연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이 꼽히고 있어, 미국 등에선 프로선수 입단 전 심장 초음파를 필수로 실시할 정도다.
비대성 심근병증은 환자마다 중증도는 천차만별이지만, 기본적으로 돌연사 위험이 공통으로 존재한다.
특히 돌연사와 연관이 깊은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은 환자가 진단받은 순간부터 갑자기 죽게 될 수 있다는 공포감과 불안감에 시달리는 게 불가피하다.
다행히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은 희귀난치질환임에도 치료법이 다양한 편이다.
유전자 돌연변이
비대해진 심장 구조와 증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증상을 완화하고 돌연사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약물, 시술, 수술 등이 있다.
개인차는 있으나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예후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함정은 있다. 기존 약물은 효과가 적은 편이고, 효과가 좋은 신약은 사용이 제한된다.
시술이나 수술은 약물보다 효과가 좋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적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존재한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이상철 교수(한국심초음파학회 비후성심근증 연구회장)는 “비대성 심근병증 치료는 ‘돌연사 위험이 얼마나 크냐’에 따라 결정되는데
모든 치료법이 장단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첫 증상 발현이 심장마비라 돌연사하는 20대가 있지만,
불편함은 있으나 아무 일 없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90세가 있듯 중증도가 다양한 병이라 치료법도 다양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