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탄산음료 거품 폭발 없이 열려면?
흔들린 탄산음료 거품 폭발 없이 열려면?
자판기에서 우당탕 여기저기 부딪히며 둔탁한 소리와 함께 떨어진 탄산음료,
먹기 전 섞어야 해 열심히 잘 흔든 막걸리 등 흔들린 탄산 함유 음료는 열기 전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된다.
거침없이 열었다간 거품 분수, 간혹 폭발 쇼까지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흔들린 탄산음료도 마음 편히 따서 기분 좋게 마실 순 없는 걸까?
흔들린 탄산음료, 보일의 법칙으로 봐야
흔들린 탄산 함유 음료가 열 때마다 폭발하는 이유는 보일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보일의 법칙은 기체의 온도가 일정하다면, 압력과 부피는 반비례한다는 법칙이다.
탄산음료가 흔들리면 음료 속 불안정하게 녹아있던 탄산들이 기체가 돼 기포를 형성한다.
탄산음료 캔이나 페트병에는 음료 바깥 공기보다 더 많은 기체가 차 있다 보니 압력이 높은 상태다.
이때 봉쇄됐던 입구를 열면 기체가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면서 압력이 뚝 떨어지게 된다.
액체 속 기포 부피가 커져 팽창하면서 액체도 위로 밀려 올라간다.
또 짓누르는 힘이 사라지니 형성된 액체 속 기포가 빠른 속도로 입구 바깥으로 빠져나가는데
이때도 액체가 떠밀려 올라가면서 마치 폭발하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국립과천과학관 정광훈 박사는 “흔들린 탄산음료를 잠시 가만히 둔 뒤 따면 넘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잠시 둔 시간 동안 음료 속 생긴 기포 방울이 수면으로 올라가 터져 기체가 모여있는 공간으로 가거나 액체 속으로 용해돼 액체 속 기포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누르고 굴린 후 천천히 열면 음료 분출 막을 수 있어
시간이 없다면 먼저 탄산음료 병을 살짝 눌러준다.
정광훈 박사는 “압력이 커지면 용해도가 높아진다”며 “병을 누르면 용해도가 올라가 기체가
다시 액체에 녹아 흔들기 이전으로 돌려보내는 효과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이후 탄산음료 병이나 캔의 벽면을 두세 번 툭툭 두드리거나 2~3바퀴 정도 굴려주면 된다.
정광훈 박사는 “두드리거나 굴려주면 탄산음료 병이나 캔 벽면에 붙어있는 기포들을 터뜨릴 수 있다”며
“액체 속 기체를 없애는 게 핵심으로, 벽면에서 떨어진 기포들은 수면으로 올라와 병이나 캔 입구 바로 아래 모여 개봉 후
그대로 빠져나가 액체가 함께 분출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개봉할 땐 최대한 천천히 연다.
압력 차를 천천히 줄여야 기포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올라오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거품을 만드는 데 따르는 방법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맥주잔을 기울이지 않고 막 따라야 거품이 많아진다.
맥주가 잔에 떨어지는 면적이 좁아져 충돌 에너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손바닥으로 때리는 것보다 주먹으로 때렸을 때
더 큰 힘이 전달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충돌에너지가 커지는 만큼 맥주 속 탄산가스도 더 많은 에너지를 전달받아
공기 중으로 빠져나가기 위해 발버둥 치게 된다. 맥주 표면으로 올라간 탄산가스양이 많아지니 거품의 양도 많아진다.
원리만 보면 기울이지 않고 맥주를
콸콸 따라 마셨을 때 실제로 배도 덜 부르고, 더부룩해지는 걸 방지할 수 있다.
거품이 많이 나면 실제로 빠져나가는 탄산 가스양도 많아져 맥주 속에 남아있는 가스 양도 줄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맥주문화협회 윤한샘 협회장은
“해당 영상 내용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과장돼 있다고 본다”며 “보통 우리는 맥주를 한 번에 마시지 않아,
잔에 담긴 맥주 속 탄산이 사라진 후 마시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탄산이 과하게 들어있는
맥주를 마시거나 원샷할 때라면 콸콸 따르는 게 맥주가 속을 더부룩하게 만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듯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