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전성시대 이혼에 관대해진 우리 사회 괜찮을까?
이혼 전성시대 이혼에 관대해진 우리 사회 괜찮을까?
바야흐로 ‘이혼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에서는 가상 이혼·돌싱 예능 등 이혼 관련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있고
연예인 부부들의 이혼 소식은 흔한 일이 됐다. 부부가 합의 또는 재판에 의해 혼인 관계를 인위적으로 소멸시키는 ‘이혼’은 어느새 우리 문화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꾸준히 늘고 있는 이혼… 주된 사유는 ‘성격 차이’
지난 2023년 이혼 건수는 9만 2000건으로, 혼인 신고를 하지 않는 부부들을 포함한다면 실질적인 이혼율은 더욱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과거와 달리 이혼에 대한 인식이 관대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선릉숲정신건강의학과의원 한승민 원장은 “과거 가부장적 남성 중심적 사회에서 이혼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웠지만, 지금은 사회적으로 이혼에 관대해졌다”고 했다.
과거 가족을 우선시하던 집단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힘든 결혼 생활을 이어나가기보단 이혼을 통해 행복을 찾겠다는 부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부들의 이혼 사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성격 차이’였다.
한승민 원장은 “결혼은 연애와 달리 일어날 때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함께 생활한다”며 “이 과정에서 상대방의 생활 습관이나 행동을 알게 되고
다툼이 잦아지면 혼인 관계를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외에도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감당하지 못해 이혼을 결심하는 부부도 있다”고 했다.
이혼 결정 전 충분한 대화와 소통 동반돼야
충동적인 이혼 결정은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회피하는 것이다.
한승민 원장은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고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다”고 했다.
부부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충분한 소통과 서로에게 공감하는 태도이다.
여기서 말하는 소통은 단순히 안부만 주고받는 것이 아닌 서로의 감정을 털어놓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대화 시도조차 하지 않는 부부가 많다는 것이다. 한승민 원장은” 부부간 대화가 없으면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도 모른 채 다툼이 계속되면, 이를 ‘성격 차이’로 인식하고 이혼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태도를 바꿔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갈등의 원인을 찾을 수 있고, 이에 대한 해결책도 함께 고민할 수 있게 된다.
스스로 해결이 힘들 때는 주변 정신과를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병원은 부족했던 부부가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내면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고 듣는 것만으로도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다만 정신과를 방문한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부부들이 많다.
한승민 원장은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훨씬 좋다”며
“충동적으로 이혼을 결정하기보단, 부부간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우선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