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만 타면 멀미하는 나 기분 탓 아니었다

전기차만 타면 멀미하는 나 기분 탓 아니었다

전기차만 타면 멀미하는 나 기분 탓 아니었다

아이 학교 갈 때까지만 살고 싶다 신약 절실한 유방암 환자

곳곳에서 전기차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젠 무심코 잡아 탄 택시가 전기차일 때가 더 많다.

그러나 아직은 내연기관차가 더 좋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전기차만 타면 유독 멀미가 심해진다는 게 이유인데, 여기엔 나름의 이유가 숨어있다.

내연기관차보다 가·감속 급격한 경향이 멀미와 연관

멀미가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추정이 있다.

첫째는 눈이 받아들이는 시각 정보와 귀의 전정기관이 받아들이는 운동 정보가 달라서 멀미가 발생한다는 이론.

둘째는 차량 안에 앉아 있을 때 몸에 전달되는 진동이 원인이라는 이론.

셋째는 멀미 역시 일종의 면역반응으로, 몸이 낯선 물체에 반응하는 것이라는 이론이다.

이중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이론이 바로 첫 번째다.

전기차를 탄 사람들이 멀미하는 이유로는 ‘급격한 가속·감속’이 자주 꼽힌다. 전기차를 멈추는 방식은 기존 내연기관차와 다르다.

내연기관차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해도 주행속도가 느려지긴 한다.

엔진에 연료가 공급되지 않아 가속이 없는 상태에서, 지면과 마찰하며 공기의 저항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연기관차의 속도를 급격히 떨어뜨려 멈춰 세우는 역할은 브레이크가 한다.

반면, 전기차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부터 제동이 진행된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는데도 속도가 빠르게 줄어드는 것이다. 내연기관차에 익숙하던 우리로서는 전기차가 ‘갑자기’ 느려진다고 느끼기 쉽다.

전기차는 모터의 응답 속도가 내연기관차보다 빨라, 가속도 더 빠르게 진행된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호하는 사람에겐 불안정하게 느껴질 수 있다.

속도가 급격히 변하면 눈과 전정기관에서 받아들인 정보의 괴리가 커지니, 내연기관차를 탈 때보다 멀미를 경험하기도 쉽다.

서울대 휴먼인터페이스 시스템 연구실 윤명환 교수는 “현재의 전기차는 가속 패턴이 스포츠카와 비슷하다”며 “밟으면 밟는 대로 속도가

확 올라가기 때문에, 내연기관차의 가속 패턴에 익숙한 사람들은 전기차에서 멀미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대 차량인간공학실험실 양지현 교수 역시 “차량 시뮬레이터로 주행 실험을 시행한 결과,

급가속·급감속 또는 회전이 잦을 때 실험 참가자들이 멀미를 많이 호소했다”며 “시뮬레이터에서의 멀미가 실제

차량에서의 멀미와 다를 순 있지만, 멀미 완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향후 모빌리티 연구에서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완화할 기술 있을까? “가·감속 강도 세분화하면 돼”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 멀미에 취약한 사람들은 차를 탈 수 없게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전기차의 제동 방식인 ‘회생제동’을 따르면서도, 속도가 급감하지 않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멀미가 심한 사람은 회생제동 강도를 낮게, 덜한 사람은 회생제동을 강하게 해서 연료를 절약하도록 한 차량은 이미 출시됐다.

수동기어로 회생제동 강도를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게 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가 대표적이다.

윤명환 교수는 “동승자 유무 등 그때그때의 주행 조건과 운전자 상태에 따라 가·감속 패턴을 더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하거나, 전기차의 승차감이 기존 내연기관차와 비슷해지도록 기술을 개발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주행 조건을 탑승자에게 최적화해주려면, 탑승자가 멀미에 얼마나 민감한지 알아야 한다.

멀미 정도를 정확히 측정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서울대 휴먼인터페이스 실험실에선 전기차 탑승자의 주관적

멀미 강도를 측정하는 설문지를 개발하고 있다.

윤명환 교수는 “몸에 센서를 달아서 생체신호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멀미를 정량 평가할 수도 있지만,

탑승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멀미 경험을 측정하려면 설문지가 필요하다”며 “주관적 멀미 측정에 관한 연구가

내연기관차에 대해서는 많이 이뤄져 있지만, 전기차에 대해선 미흡해 직접 개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기차의 편안함이 곧바로 내연기관차를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내연기관차에 비하면 전기차 개발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양지현 교수는 “내연기관차에선 수십 년간 승차감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이 개발돼 차 설계에 반영돼왔지만, 전기차는 아직이다”며 “전기차의 구조와 동역학적

특성을 고려한 승차감 개선 기술을 내연자동차에서만큼 완성도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전망했다.

멀미 측정 설문지를 비롯해 전기차 멀미에 관한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들은 내년 8월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제22회 세계 세계인간공학연합 학술대회(IEA 2024)’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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