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이라서 버릇없고 이기적이라고?

외동이라서 버릇없고 이기적이라고?

외동이라서 버릇없고 이기적이라고?

넷플릭스 볼 때 자외선차단제 발라야 한다?

외동 자녀를 둔 부모는 걱정이 많다.

현실적 여건상 둘째를 낳기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혼자인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형제 없이 자라 외롭진 않을지’,

‘커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겪진 않을지’ 등등 여러 생각에 휩싸인다.

어디 가서 ‘외동은 이기적이다’, ‘외동은 오냐오냐 키워 버릇이 없다’는 말이라도 듣는 날엔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도, 속상해할 필요도 없다. 자녀의 성격이 오로지 형제 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경쟁자 없는 외동 자녀, 압박에서 자유롭고 자존감 높아

형제가 있고 없고가 자녀의 성격 형성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외동은 늘 ‘1강 체제’다. 형제라는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언제나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다.

‘잘해야 한다, 잘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고,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이는 높은 자존감으로도 이어진다. 의지할 형제가 없다보니 어릴 때부터 독립적인 성향을 갖기도 쉽다.

외동 자녀의 이 같은 성장 환경은 득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가령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인해 자존감·자신감이 과도하게 높아지면 자기애가 지나치고 오만해지기 마련이다.

조건·경쟁 없이 받는 데만 익숙해질 경우, 내주는 데는 인색한 이기적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형제가 없어 독립적인 성향을 띠게 된 사람이 있는 반면, 형제 대신 부모에게 더 의존하는 이들도 있는 법이다.

특히 홀로 부모의 지나친 관심과 간섭 속에 자란 사람일수록 의존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기 쉽다.

한양대 정신건강의학과 김인향 교수는 “형제가 없이 자라는 환경은 자녀에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부모의 관심과 기대가 집중돼 좋다가도, 지나치면 부담을 느껴 오히려 부모와 관계가 나빠지거나 이기적인 성격을 갖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외동이라서 이기적’이라는 건 편견

그럼에도 특정 성격을 오직 ‘외동이기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엔 무리가 있다.

성장기 자녀의 성격 형성에는 형제 수 외에도 타고난 기질, 양육 방식, 부모·또래와의 관계, 교육 환경 등 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성장하면서 어떤 성격을 갖게 됐다면, 형제 수보다는 오히려 뒤에 나열한 요인들이 많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가천대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는 “성격이 형성되기까지 여러 변수가 있는데,

형제 수나 형제 순서가 모든 변수를 뛰어넘을 만큼 강한 변수는 아니다”며

“일부 외동 자녀의 특성을 모든 외동 자녀, 모든 가정에 일반적으로 적용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엔 한 자녀 가정이 많아지면서 또래나 매체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기도 하다.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던 시절에는 형제관계에서 첫 사회생활을 경험했지만,

‘학원 뺑뺑이’가 일상인 지금은 학원에서 또는 인터넷상에서 보고 느끼는 게 더 많아졌다.

단국대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는 “형제가 없어서 어렸을 때 사회성을 배우지 못한다는 건 옛말”이라며 “

과거와 비교하면 외동 자녀가 성장 과정에서 겪었던 불편하고 불리한 요소들이 많이 사라졌다”고 했다.

‘어떻게 키우느냐’가 중요… 책임감 강요는 금물

결국 중요한 건 ‘어떻게 키우느냐’다. 외동 자녀라고 해서 이기적이지 않고,

형제가 있는 아이라고 해서 무조건 이타적이지도 않다. 이기적이거나 오만하지 않은 아이도 양육 방식이 잘못되면 그렇게 클 수 있다.

임명호 교수는 “외동 자녀도 부모의 양육 방식에 따라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은 상쇄할 수 있다”며

“형제가 없는 것에 대한 편견 때문에 불안해하기보다, 형제가 없는 자녀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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