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갈등 6년 새 최고 봉합하는 대화법 익혀야 할 때
정치 갈등 6년 새 최고 봉합하는 대화법 익혀야 할 때
내 속으로 낳았지만, 정말 분통 터집니다
60대 주부 A씨는 최근 큰 딸과 통화를 하다가 크게 싸웠다
탄핵 정국에 대한 의견 충돌이 그 원인이었다
주변에서 이런 사연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만큼 사회 갈등이 고조됐다
지난해 국민이 느낀 사회 갈등 정도는 조사를 시작한 201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제일 심각한 갈등 요인은 지역 남녀 세대 빈부 모두 아닌, 정치 이념 갈등이었다
진보와 보수로 한 나라가 반으로 갈라졌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전문의들은 사회 갈등 고조로 개인의 정신 건강이 악화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집단적 불안이 커질수록 사회 회복력은 떨어지고, 사회 분열이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봉합할 수 있을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3일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6 9월 19 75세 성인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우리 사회 갈등 정도가 4점 만점에 3.04점으로 나타났다
6년 내 최고점이다
처음 조사를 시행한 2018년 2.88점이 나왔고, 2023년 2.93점까지 소폭 등락을 오가며 오름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급격히 증가했다
갈등 유형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진보와 보수 갈등으로, 3.52점을 달성했다
지역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사 빈부 등 여타 갈등보다 높았다
이미 사회 갈등은 일상으로 파고들었다
같은 조사에서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는 연애 결혼을 할 수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남성 53.9%, 여성 60.9%에 달했다
지난 2021년 12월 조선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정치 성향이 다르면 결혼이 불편하다는 답이 43%였던 걸 고려하면 그간 크게 증가했다
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서 33%는 정치 성향이 다르면 친구 지인과의 술자리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보수와 진보
전문가들은 정치 양극화가 야기하는 이분법적 사고가 개인 정신 건강을 해친다고 본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준표 교수는 자신과 같은 진영의 사람은 모두 옳고, 다른 진영의 사람은 모두 틀린 적으로 간주하면
상대방을 싫어하고, 불신하고, 혐오하는 대상으로 지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적이 우세하는 사회적 변화가 생기면 개인의 심리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앞선 조선일보 조사에서도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을 국가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에 더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보는 시각이 65%에 달했다
의견이 다른 사람이 아닌,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홍준표 교수는 정치적 사건들에 영향을 받아서 외래를 찾는 이들은 항상 있었지만, 의사 생활 중 최근 가장 많이 본다고 말했다
특정인의 발언으로 우울감 불면증 등을 호소하거나, 불안해서 업무에 지장이 있다는 등 개인 정신 건강에 뚜렷하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