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싹은 독인데 고구마에 난 싹은 오히려 몸에 좋다?
감자 싹은 독인데 고구마에 난 싹은 오히려 몸에 좋다?
초겨울 추위가 이어지면서 고구마의 계절이 왔다. 고구마를 보관하다 보면 종종 고구마에서 싹이 자라난다.
같은 구황작물인 감자의 경우 싹이 나면, 솔라닌이라는 독성 성분이 들어있어 먹어선 안 되고, 전량 폐기하는 게 맞다.
고구마의 싹, 먹어도 건강에 괜찮을까?
고구마에 난 싹, 줄기의 일부… 오히려 몸에 좋아
고구마에 난 싹은 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고구마 싹은 독성 물질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먹으면 영양 섭취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구마 싹의 식감과 맛에서 이질감이 느껴질 순 있다.
하지만 고구마 싹은 영양가가 풍부하다고 알려진 고구마순(고구마 줄기)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오히려 몸에 좋다.
고구마 전문가인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유경단 농업연구사는
“고구마를 집에서 보관하다 보면 저장 온도가 높아져 싹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고구마 싹이 계속 길어져 자라면 고구마 순이 되고,
그 줄기에서 고구마의 잎들이 자라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구마는 고구마의 싹을 잘라 파종한다.
다만, 고구마 싹은 줄기보단 어린 상태고, 크기도 작기 때문에 영양적 가치가 고구마순(줄기)보단 적을 수 있다.
유경단 농업연구사는 “고구마 새싹에도 고구마순에 들어있는 항산화 물질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와 같은 항산화 물질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고구마순, 항염증·항당뇨 효과 입증돼
그렇다면 고구마 싹의 성장체인 고구마순에는 어떠한 영양적 가치가 있을까? 고구마순을 섭취하면 항염증·항당뇨에 도움이 된다.
농촌진흥청 연구팀은 고구마 끝순(어린잎을 포함한 줄기 끝부분)의 효능을 알아보기 위해 고구마 끝순 추출물을 쥐 대식세포에 주입했고,
염증 반응 시 생기는 산화질소 발생량을 최대 76.4%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 식후 혈당을 높이는 당분해효소(알파글루코시데이즈)에 대한 억제 정도를 측정한 결과, 고구마 품종에 따라 효소 활성이 최대 약 81%까지 억제됐다.
고구마순에는 루테인, 베타카로틴, 안토시아닌 성분도 풍부하다.
루테인은 나이가 들수록 낮아진다고 알려진 황반색소 밀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다.
베타카로틴과 안토시아닌은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이다.
특히 주황미(겉은 붉고 속은 주황색인 고구마 품종의 하나)는 끝순 100g당 루테인이 47mg 들어있는데, 이는 시금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른 고구마 품종인 하얀미에는 끝순 100g당 루테인이 42mg, 베타카로틴이 183.4mg, 안토시아닌이 317.9mg이나 들어 있다.
말린 고구마순, 밥에 넣거나 나물로 무쳐 먹기
고구마순은 껍질을 벗겨 먹거나, 통째로 데쳐서 국에 넣어 먹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고구마순이 식용으로 사용되나, 11월에는 주로 건조된 상태의 고구마순을 찾아볼 수 있다.
유경단 농업연구사는 “요즘에는 시장이나 마트에선 말린 고구마 순이 판매되는데.
건조하더라도 생고구마 순과 비슷한 수준의 영양소 섭취가 가능하기 때문에 말린 고구마순을 나물처럼 무쳐 먹거나, 나물밥으로 활용해먹어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