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우울증 ;가을은 쓸쓸한 계절이다. 추억과 애상에 젖기 쉽고,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 국민은 가을을 가장 좋아한다.
설문조사 기관 두잇서베이의 설문조사 결과(2022년 7~8월)에 의하면 한국인의 50.4%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로 가을을 꼽았다.
전국 국민 447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다. 미국인(40%)보다 가을을 훨씬 더 좋아한다.
미국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건강 포털 ‘더헬시(thehealthy)’의 자료를 토대로 ‘쓸쓸한 계절, 가을의 정신 건강법’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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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로라도대 의대 정신과 캐리 랜딘 박사(콜로라도 대학병원 통합의학센터)는
“가을만 되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가을 불안’을 겪는다”고 말했다.
가을 불안은 여름에서 가을로의 계절 변화때문에 걱정, 두려움 등 부정적인 감정이 늘어나는 현상이다.
뉴욕 투로대 킴벌리 아스너 셀프 부교수(임상정신건강·카운셀링)는
“가을 불안은 뇌의 화학물질에 영향을 미치는 ‘물리적 변화’와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변화’ 등 두 가지의 결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가을로 바뀌면서 햇볕이 줄어들면 일부 사람들의 뇌에 화학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햇볕 줄면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수치 높아져
가을 동안 북반구에서는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멀어지면서 사람들의 기분이 영향을 받는다는 증거가 있다.
햇볕이 적으면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의 수치가 낮아진다.
이런 신경전달 물질이 감소하면 우리 몸은 위협을 느낄 때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를 높여 반응한다.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코르티솔이 방출되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아스너 셀프 부교수는 “이런 화학적 변화는 수면 장애, 우울증, 불안감 등 신체적 증상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계절 우울증
이런 화학적 변화와 신체적 증상을 합쳐 ‘계절성 정동장애(SAD)’라고 한다.
가을과 겨울에 기분이심각하게 나빠질 수 있다. 아스너 셀프 부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SAD를 우울증의 원인으로 인식하지만, 여기에는 불안 증상도 포함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말연시 예상되는 불리한 인사, 해고 등 환경 변화도 불안 요인
가을에 벌어지는 사회적 또는 물리적 환경의 변화도 ‘예기 불안(anticipatory anxiety)’을 일으킬 수 있다.
예기 불안은 앞으로 어떤 나쁜 일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할 때 생기는 불안감이다.
예컨대 연말연시에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불리한 인사 처분을 받을 것으로 지레 걱정하고 있다면,
심한 경우 몇 달 전부터 불안감이 싹틀 수 있다. 가을을 맞아 이런 불안에 휩싸이는 사례는 결코 드물지 않다.
콜로라도대 의대 랜딘 박사는 “가을은 재미있는 일도 많이 일어나는 멋진 계절이지만,
흥분과 함께 불안을 느끼면 혼란스러울 수 있고, 이는 더 큰 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말에 가족을 오랜만에 보거나, 다가오는 휴가 등 긍정적인 일과 관련한 불안도 뜻밖에 겪을 수 있다.
점점 더 긴 ‘어둠의 시간’ 속으로
겨울을 향해 갈수록 밤의 길이가 점점 더 길어진다. 찬 바람과 어둠 속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그만큼 늘어난다.
길어지는 어둠이 불안의 한 원인으로 생리학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순순히 인정하면 정신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랜딘 박사는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얼굴에 햇볕을 쬐라고 강조한다. 야외에서 산책을 하면 햇볕에 노출되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운동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