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되는 암 예방 접종으로 막을 수 있어
감염되는 암 예방 접종으로 막을 수 있어
복지부 김한숙 과장 “백신 총괄하는 질병청과 중요성 인식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암 예방’을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암 발생을 막기 위해 예방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통 질병은 감염질환과 비감염성질환(NCD)으로 나뉜다. 기존 암은 비감염성질환의 성격이 컸다. 하지만 의학이 발전하며 일부 암의 원인이 바이러스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 19일 경기도 일산 국립암센터 주최로 열린 ‘암 예방’ 국제심포지엄에는 국내 감염성 암 연구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 기모란 교수(예방의학과 전문의)는 “감염하면 이집트 미라에서 발견된 결핵,
중세시대 매독 유행을 떠올리지만 현재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B형간염바이러스(HBV), C형간염바이러스(HCV) 등이 암 원인으로 밝혀졌다”며
“특징은 한 가지 바이러스가 한 가지 암만 일으키지 않고 다양한 암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기 교수는 “HIV, HBV, HCV 등의 바이러스는 간암, 담도암, 당뇨, 파킨슨, 심장질환 등을 일으켜 감염질환을 관리하는 것은 암을 예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주장은 심포지엄에 참석한 대만 국립중산대 밍룽유 교수에게서도 나왔다.
‘HBV와 HCV 감염환자의 암 예방’을 주제로 발표한 밍룽유 교수는 대만에서 전 국민 B형간염 백신프로그램을 시행
전후 6~19세 아동·청소년의 간암발생률 변화를 연구한 결과, HBV 백신은 HBV로 인한 간암 예방은 물론 HCV로 인한 간암의 2~3차 예방에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밍룽유 교수는
2차 예방으로 인터페론, 엔테카비르치료 효과 3차 핵산유산체(NA) 치료를 통한 재발 위험이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교수는 “대만 건강보험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B형간염과 C형간염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간암발생 위험이 낮아졌다”고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국내외 발표자들은 공통적으로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로 인한 암 예방을 위해 남녀 모두 접종하는 국가백신프로그램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이신화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여성에게 네 번째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자궁암은 대다수가 HPV 감염으로 인한 것”이라며 “대부분 예방접종과 진단검사를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기모란 교수는 “마일드(Mild, 경증)한 바이러스인 HPV는 약이나 치료 방법은 없는데 여성 1/3일 감염돼 있다”며
“HPV에 대해 여자 아이들만 예방 접종을 하고 있는데 한 번 접종도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어, 여자·남자 한 번씩 접종하는 것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부의 히로마사 오카야수 국장도 “여자 아이 뿐만 아니라 남자 아이도 (HPV 예방 백신을) 접종하게 해야 효율적”이라며
“이 문제는 재정적 지원이 필요해 각 회원국들이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초점을 변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포지엄 말미에 좌장인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태규 교수가 HPV 예방 백신을 남녀모두 접종하는 것에 대해 질문하자,
보건복지부 김한숙 과장은 “백신은 질병관리청에서 총괄해, 애로사항이 있다”며 “중요성은 두 곳 모두 인지하고 있어, 계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