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세포 조직의 긴밀한 공조 생명

유전자 세포 조직의 긴밀한 공조 생명

유전자 세포 조직의 긴밀한 공조 생명

고기 냄새 밴 옷 당장 없애고 싶다면 이렇게

“생명시스템은 뭐고, 시스템생물학은 또 뭔가요?” ‘생명시스템대학 시스템생물학과’라는 내 소속 기관 이름을 두고 자주 받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내 답변은 간단명료하다.

“그냥 시스템을 빼보세요.” 그러면 대부분 “아, 생명대학 생물학과”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더러는 왜 쓸데없이 시스템을 넣어서 괜히 어렵게 만들었냐고 볼멘 투로 되묻기도 한다.

그러면 나는 내심 쾌재를 부른다. “당신은 낚였다!” 절대로 조롱하는 것이 아니다.

진솔한 대화를 나눌 통로가 열린 것을 기뻐함이다.

사실 물음표(?)는 매번 우리를 낚는 바늘(¿)이다. 그럼 첫 번째 낚싯바늘을 빼보자.

물음은 시스템(system)이라는 익숙한 외래어에서 비롯되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정의에 따르면, 시스템이란 ‘필요한 기능을 실현하기 위하여 관련 요소를 어떤 법칙에 따라 조합한 집합체’이다.

다시 말해서 여러 구성요소가 규칙에 따라 상호작용하거나 상호의존해서 하나로 기능한 것이 시스템이다.

생물학에서는 생물(생명체)을 일컫는 말로 ‘오가니즘(organism)’을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다.

유기체로도 번역하는 이 단어의 어원은 ‘기관(organ)의 집합체’라는 뜻이다.

호흡기, 소화기, 순환기 같은 기관은 조직이 모인 것이다. 그리고 조직은 또다시 세포로 나눌 수 있다.

이처럼 오가니즘은 순차적으로 배열한 구성요소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어 기능한다.

한마디로 ‘생명시스템(living system)’인 것이다. 이로써 ‘생물 = 오가니즘 = 생명시스템’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흙과 같은 자연환경에 흔히 존재하는 평범한 30여 가지의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신기하게도 이런 물질들이 복잡하게 결합하며 시스템을 이루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전에 없던 새로운 흐름인 ‘생명’이 나타났다.

생물학에서는 세포를 가장 작은 생명시스템, 곧 생명의 최소 단위로 본다.

그러므로 단세포생물이 존재한다.

단세포든 다세포든 모든 생물은 발생과 성장, 물질대사, 생식 및 유전을 하며 자극에 반응하고 항상성을 유지해간다.

이러한 생명현상이 나타나는 근본 원리는 복잡하고 난해하기 짝이 없다.

아주 간단하고 하찮아 보이는 단세포생물, 예컨대 세균조차도 그 생명시스템 안에서는 수천 개의 화학반응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오케스트라가 교향곡을 연주하듯 모두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면서 말이다.

우리 몸으로 말하자면, 세균보다 훨씬 더 복잡한 세포가 조 단위로 모여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생명 활동을 유지하고 있다.

인체는 세포에서 조직과 기관을 거쳐 개체(오가니즘)에 이르는 계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계층 역시 각각 별도의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생물학에서는 무엇보다도 관찰과 실험을 할 수 있는 생명현상에 근거해 생물의 특성을 탐구한다.

이 과정에서 생명현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생명시스템을 구성 부분들로 나누어 분석한다.

이러한 환원적 분석법이 생명현상을 상당히 설명해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생물은 부분들의 단순한 집합체가 아니다.

예컨대 ‘유전자’는 생명시스템의 가장 밑바닥에 자리하면서 시스템 작동에 필요한 정보를 쥐고 있다.

그러나 어떤 유전정보를 언제 어떻게 읽어낼 것인지는 시스템 전체의 복잡한 조절 역학에 따라 결정된다.

유전자는 시스템 안팎을 오가는 다양한 신호들과 얽혀 네트워크를 이룬다.

따라서 생명현상을 밝히는 데 있어서 유전자의 기능을 개별적으로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생명현상은 세포에서 개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준에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구성요소가 서로 치밀하게 연관되어 작용한 결과다.

만약 이 구성요소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규칙을 벗어나 작용하면 곧바로 전체 시스템에 이상이 생긴다.

21세기 생물학은 수많은 유전자와 단백질, 화합물 사이를 오가는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규명해서 생명현상을 이해하려고 한다.

이런 방법론이 바로 ‘시스템생물학(Systems Biology)’이다.

말하자면 시스템생물학은 생물을 개별 구성요소 수준이 아닌 시스템 수준에서 연구함으로써 구성요소

사이의 상호작용과 그에 따른 시스템 전체의 기능을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인체를 숲에 비유해보자. 생물학 초기에는 그저 밖에서 숲을 바라보기만 했다.

저 안에 뭐가 있을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했고, 이를 상상하며 설레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다 점점 숲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수많은 연구자가 이리저리 숲을 돌아다니며 저마다 이런저런 사실을 알아냈고,

이런 정보가 계속 쌓이면서 나름대로 길이 생겨났다.

그리고 마침내 2003년 생물학 역사에 기념비적인 업적이 세워졌다.

1990년에 야심 차게 시작한 ‘인간게놈프로젝트’가 99.9%의 정확도로 종료된 것이다.

이로써 인간이라는 숲의 정밀한 지도가 드디어 완성되었다.

이제 생물학은 ‘유전체 지도’라고 부르는 ‘생명의 설계도’를 들고 생명현상을 탐구한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