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 먹고 자꾸 토하는 반려동물 성분 문제일까?
사료 먹고 자꾸 토하는 반려동물 성분 문제일까?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구토가 잦다.
인간은 보통 몸 상태가 나쁠 때 구토하다 보니, 반려동물이 토를 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걱정된다.
하지만 동물은 신체 구조 특성상 사람보다 토하기 쉬울 수밖에 없어 대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단 얘기가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구토’와 ‘병원에 와야 하는 구토’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반려동물 전문기업 우리와주식회사 김희정 책임수의사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식도 누워 있고 구토 중추 발달… 사람보다 토하기 쉬워
반려동물이 사람보다 자주 토하는 덴 몇 가지 신체적 이유가 있다. 서서 두 발로 걷는 사람은 기도도 땅과 수직을 이루며 서 있다.
반면, 네 다리로 걷는 개와 고양이는 식도가 땅과 평행하게 누워 있다.
음식물이 식도를 거쳐 위로 넘어가는 데 사람보다 오랜 시간이 필요하므로 식도에 있던 음식물이 입으로 역류하기 쉽다.
또 동물은 사람보다 구토 중추가 발달해있다. 위에 자극이 가거나, 과식했거나,
독성이 있는 음식을 먹었을 땐 토해내야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서다.
식도와 위가 연결된 분문괄약근이 약한 것도 잦은 구토의 원인 중 하나다.
고양이는 강아지보다도 구토가 잦다. 혓바닥에 있는 가시 모양 돌기로 그루밍을 하면서 이물질과 죽은 털을 제거하는데,
이 과정에서 빠지는 털의 2/3가량은 삼키게 된다.
삼킨 털은 대부분 대변에 섞여 나가지만, 위에 남은 일부 털을 토해서 (헤어볼) 배출한다.
사료 빨리 먹은 게 주원인, 피 섞인 토사물은 병원 가야
반려동물이 사료를 먹은 후 토하는 이유는 대부분 ‘너무 빨리 먹어서’다. 사료를 급하게 다량 먹은 후,
사료 알갱이가 그대로 보이는 토를 했다면 이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 반려동물이 구토했다면,
일단은 식욕과 활력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집에서 지켜보기만 해도 된다.
구토 반사가 약한 어린 반려동물이 일회성으로 구토했을 때도 이와 마찬가지다.
별다른 문제가 있는 건 아닐 가능성이 크지만, 그래도 걱정된다면 구토물 사진을 찍어 동물병원을 찾아가도 된다.
다만, 구토물에 혈액이 섞였다면 구강이나 소화기 내부에 출혈이 있다는 뜻일 수 있으니 꼭 수의사 진찰을 받아야 한다.
또 ▲폭발적이거나 반복적인 구토 ▲복통이 동반되는 구토는 위장관계 질병이나 이물질 섭취,
식이 알레르기 등이 원인일 수 있다. 동물병원을 방문해 엑스레이·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
식이 알레르기는 말 그대로 사료 속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음을 말한다.
사료를 바꿔도 알레르기 반응 탓에 계속 구토한다면, 동물병원에서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볼 수 있다.
식기 위치 높이면 토할 위험 줄어… 사료 교체는 천천히
지나치게 빨리 먹어서 또는 과식해서 발생하는 구토는 식사 환경만 바꿔줘도 완화된다.
식기 안에 충분히 큰 사이즈의 공을 사료와 함께 넣어두는 방법이 추천된다.
공을 피하며 식사를 하려면 자연스레 먹이를 천천히 먹게 된다. 시중에 밥그릇 안에 장애물이 설치된 ‘슬로우 식기(급체방지식기)’를 구매해 쓰는 것도 방법이다.
반려동물을 여러 마리 기르는 집에선 먹이 경쟁을 하느라 식사를 빨리하기 쉽다.
각 반려동물의 식사 공간을 분리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 식사와 식사 사이 시간 간격이 너무 길어서 생기는 ‘공복 토’를 한다면 간식을 주는 게 좋다.
또 식기 위치를 높여 식사할 때 식도가 땅과 너무 평행하지 않도록 조정하면, 음식물이 위로 빠르게 이동해 덜 토할 수 있다.
전에 먹던 사료와 다른 사료를 급여해도 일시적으로 구토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기존 사료에 적응돼 있던 반려동물의 몸이 거부반응을 일으켜서다.
구토 이외에 설사, 피부 가려움, 눈물량 증가 등 증상이 나타날 때도 있다.
안 먹여본 사료를 샀다면. 반려동물이 적응하기 쉽게 서서히 바꿔야 한다.
일주일 정도는 기존 사료에 새로운 사료를 섞어서 급여하되, 매일 새로운 사료의 양을 조금씩 늘리고 기존 사료의 양을 줄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