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흔적 수백만 년 지나도 유골에 남아

흡연 흔적 수백만 년 지나도 유골에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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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우면 수백만 년이 지나도 뼈에 기록이 남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치아가 없는 유골이나 코담배(콧구멍에 대고 들이마시는 가루담배) 사용자 등의 흡연 여부도 식별할 수 있다.

영국 레스터 대학교 연구진은 1150년에서 1855년 사이의 유골 323구를 분석했다.

유골은 크게 도시에서 가져온 것, 시골에서 가져온 것으로 나뉘었다.

먼저 177구는 18세기에서 19세기 사이 런던 유스턴의 도시 묘지에서 온 유골이다.

나머지 146구는 노스 링컨셔에 있는 시골 교회 묘지에 가져온 유골이다.

시골 묘지에 있던 유골 중 45구는 담배가 유럽에 들어오기 전인 1150년부터 1500년까지의 것이며, 나머지 101구는 담배 도입 이후의 유골이다.

유골 중 일부는 기존의 관찰 방식을 통해 육안으로 흡연 여부를 알 수 있었다.

빅토리아 시대(1837~1901년)에는 대량 생산된 저렴한 파이프가 널리 쓰였다.

이 단단한 파이프는 흡연자의 치아에 ‘파이프 노치(pipe notch)’라 불리는 동그란 홈을 남겼다.

습관적으로 흡연한 사람은 치아 안쪽 표면에 생긴 얼룩으로도 감지할 수 있었다.

다만 이런 식별 방식은 사망 전 치아를 잃은 경우, 보존 문제로 치아가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에는 쓸 수 없다.

흡연을 자주 하지 않거나 간접흡연을 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또 단단한 파이프로 흡연해야 증거가 남기 때문에 코담배 흡입, 관장을 통한 담배 사용 등은 알 수 없다.

상류층 여성 또한 치아에 긁히지 않는 부드러운 파이프를 사용해 파이프 노치가 남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담배를 대사할 때 뼈에 남는 ‘화학적 변화’를 분석했다.

화학적 변화는 담배 종류와는 상관 없이 분석할 수 있다.

먼저, 역사적으로 비흡연자일 수밖에 없는 1500년 이전의 유골 45구에서 화학 성분을 분리했다.

이어 확실한 흡연자의 유골도 분석했다. 그랬더니 두 그룹의 분자적 특징이 분명하게 구별됐다.

또 이들과의 유사성을 통해 흡연 여부가 명확하지 않았던 유골의 흡연 여부도 알 수 있었다.

주 저자인 생물고고학자 사라 인스킵 박사는 “이 연구는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뼈에서 발견되는 분자적 특징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며 “담배가 골격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확실히 보여 준다”고 했다.

한편, 이 연구는 뼈 샘플에 대사체 연구(신진대사와 관련된 화학 반응에 대한 연구)를 적용한 최초의 사례다.

연구진은 이 방식으로 결핵, 약물 사용 등 다양한 행동이나 질병의 화학적 특징도 식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서 발간하는 저명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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