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신건강의 날 ; 매년 10월 10일은 세계 정신건강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지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7년 정신건강복지법 개정과 함께 법정기념일로 격상했다.
예전에 비해 나아졌다고 하지만, 정신건강 질환에 대한 편견과 오해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있다.
많은 이들이 정신건강 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사회 낙오자, 잠재적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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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낙인들은 수많은 환자들이 제 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만드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이 위험 수준이라는 경고음은 점차 커지고 있다.
좀처럼 줄지 않는 자살률, 치열한 경쟁 속 늘어나는 우울증 환자와 같은 지표가 대표적이다.
게다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만든 단절의 시대는 정신건강 위기를 더욱 극대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메디닷컴은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 문제를 주제로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한 교수는 스포츠 정신건강, 아동 청소년 중독 치료를
공부한 후 중앙대병원에서 10년 넘게 연구와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록밴드 노브레인의 보컬 이성우씨와 신간 «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를 저술하기도 했다.
◇마음 답답한 한국인, ‘잘’ 하려고 하지 말자
“한국 사회는 별다른 이유 없이도 ‘잘’ 해야 한다는 강박에 휩싸여 있어요.
(사람들이) 끊임없이 피라미드의 정점을 향해 가는데 막상 정점에 올라간 사람조차
다 올라오니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감을 느끼곤 자신이 낮은 피라미드에 올라왔는지
의심하면서 다시 더 높은 피라미드의 정점을 바라봐요. 그게 사실은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요?”
세계 정신건강의 날
한 교수는 우리 사회가 더욱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건강해지기 위해서
‘이제는 그만 조금 놔둬도 되지 않느냐’는 말부터 꺼냈다. 그는 단적인 예로
한국말에는 ‘잘’이란 수식어가 많이 붙는 관습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풍조가 한국 사회를 자연스레 정신질환에 취약한 구조로 만든
원인 중 하나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바심을 내며 의미없이 ‘목표 지향’만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가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없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스스로 돌아볼 시간이 사라진 자리에 자라는 것은 바로 ‘불안’이다.
내가 누구인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할 때 우리는 불안해진다. 명문 대학, 대기업 직장, 값비싼 부동산 등
목표를 향해 다같이 달려가는 길 위에서, 우리는 또 다같이 불안해지는 셈이다.
게다가 이런 불안감을 풀 곳은 어디에도 없다. 그저 불안을 이겨내지 못한
‘내 탓’을 하는 수밖에 없다. 한 교수는 계속되는 ‘내 탓’은 결국 우울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